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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까지 속인다”… 2025년형 보이스피싱, 이렇게 막으세요

인터릭스 2025. 10. 20. 21:30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지능형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통화 발신 번호 조작, 인공지능 음성합성, 실시간 채팅 유도 등 다양한 수법이 추가되면서 피해자는 범죄를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금전을 잃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고령층뿐만 아니라 청년층, 심지어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어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목소리까지 속인다”… 2025년형 보이스피싱, 이렇게 막으세요

보이스피싱이 성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피해자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격은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며, 이를 통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예를 들어 “금융사기 연루로 계좌가 정지될 수 있다”, “자녀가 사고를 당해 병원비가 급히 필요하다”, “세금 체납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었다” 등 위기 상황을 조작하여 피해자가 급히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심리전은 단순히 범죄 수법을 알거나 경각심을 가진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대응보다 종합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첫째로, 낯선 번호의 전화는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특히 070, 050 등의 인터넷 전화 번호나 국제전화 표시가 있는 경우, 업무상 필수적인 연락처가 아니라면 수신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전화 수신 후 상대방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먼저 언급하며 말을 이어가는 경우, 일단 전화를 끊고 공식 고객센터를 통해 사실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

 

둘째, 가족이나 지인의 음성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안 대화 수칙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긴급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코드명이나 질문을 사전에 합의해두고,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AI가 목소리를 매우 정교하게 흉내 내기 때문에, 단순히 음성만으로는 상대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영상통화 요청, 약속된 암호질문 등의 이중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셋째,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스팸 차단 앱이나 AI 기반 스미싱 탐지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재 이동통신사나 보안 기업들은 실시간으로 위험 번호 데이터를 공유하며 차단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KT의 '후후', SKT의 'T전화', LGU+의 '스팸 필터링' 기능은 매일 수천 건의 피싱 전화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자동으로 사용자에게 경고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사전 방어선 역할을 해준다.

 

넷째, 금전 관련 요청은 반드시 시간을 두고 판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보이스피싱은 대부분 피해자의 빠른 결정을 유도한다. 돈을 이체하거나 개인정보를 제공하기 전에는 반드시 ‘하루 정도 고민해보자’는 생각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금 당장 안 하면 불이익이 생긴다’는 식의 말은 범죄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전형적인 접근 방식이다.

 

다섯째, 고위험 계층으로 분류되는 고령자나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는 정기적인 교육과 반복 학습이 필요하다. 범죄 수법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1~2회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농촌이나 노인층 대상 교육에서는 사례 중심으로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하고, 실제 통화 음성을 들려주어 경각심을 높이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지자체나 경찰, 금융기관이 협력하여 지역사회 기반의 피싱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았을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국세청, 검찰, 경찰, 은행 등은 전화로 개인정보를 묻거나 돈을 요구하는 절차를 일절 진행하지 않는다. 이러한 기관은 공식 웹사이트나 대표번호를 통해 본인이 직접 연락을 취할 수 있으므로, 통화 중이라도 전화를 끊고 직접 확인해야 한다. 통화를 유지한 채 행동하는 것 자체가 범죄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곱째, 최근에는 보이스피싱의 수단이 문자,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메신저 피싱은 가족이나 지인의 프로필 사진과 이름을 도용해 동일한 문체로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사용자는 거의 구별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메신저에서 ‘다른 번호로 연락 오는 경우 반드시 전화로 확인’이라는 가족 간 약속을 사전에 정해두는 것이 좋다. 또한 메신저 앱의 프로필 보안 설정을 강화해 타인이 쉽게 사진이나 상태 메시지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여덟째, 사후 대응 역시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즉시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센터(182),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1332), 해당 은행의 보이스피싱 전담팀에 연락하여 계좌 지급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피해 발생 후 일정 시간 내에 조치를 취하면 자금의 인출을 막거나 일부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통신사에 신고하여 발신번호 조작 전화의 이력을 확인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번호 변경 등의 절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방심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가장 위험한 함정이다. 피해자의 70% 이상이 “나는 속을 줄 몰랐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상대의 수법이 너무 치밀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응의 핵심은 경계심을 잃지 않고, 언제든 ‘의심부터 하는 습관’을 갖는 데 있다.